재단소식
[후원스토리] “저와 제 딸이 행복하려면 우리 아이의 친구들도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누는 삶을 통해 행복을 찾는 행복가득 후원회원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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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가득 후원회원님(우)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은 궁극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였습니다. 언젠가 어른이 될 아이들이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던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연 2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봉하 쌀 나눔’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로운 세상, 살기 좋은 세상을 물려주는 것, 그것은 우리 어른들이 바라는 세상이기도 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못다 이룬 가치를 함께 지켜가고자 지난 7년간 봉하 쌀 지정 기부를 해주신 후원회원님이 계십니다. 나눔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행복가득’ 후원회원님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행복가득’ 회원님.
2009년 재단 설립 초기부터 재단에 소중한 후원회원으로 함께 해주셨어요.
재단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 원래도 대통령님을 좋아했어요. 그렇지만 대통령님 서거 이후 제가 좀 더 사회 참여적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아요. 서거하신 날, 봉하마을에 갔었는데 비가 굉장히 많이 왔어요. 그런데 많은 분이 줄 서서 헌화하고 서로 위로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니 그분들께 정말 고맙고 감사하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어요, ‘아 나는 왜 이런 고마운 마음을 대통령께서 살아계셨을 때 표현하지 않았을까?’하고요. 그 뒤로는 좀 더 행동으로 대통령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죠. 그래서 봉하마을도 자주 내려갔고 자연스레 노무현재단의 존재도 알게 되었어요.
Q. '행복가득'님께선 매월 정기후원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매해 5월, 따님의 이름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봉하 쌀 지정 기부도 함께해주고 계세요.
봉하 쌀 후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2011년에 제 딸이 태어났는데 일부러 돌잔치를 안 했어요. 그렇지만 또 의미는 두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가족들과 상의해 기부의 뜻을 밝혔죠. 문제는, 온전히 믿고 후원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되게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때마침 제가 봉하 쌀을 먹고 있었거든요. 딱 노무현재단이 생각나더라고요. 재단은 제가 백 원을 기부하든 천 원을 기부하든 그것에 대해 투명하게 운영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게 시작이었고, 딸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이들과 나눔으로 더 커진다면 저와 제 아이도 행복해질 것 같았어요. 제가 행복해지려면 우리 아이가 행복해야 하고, 우리 아이가 행복하려면 또 우리 아이의 친구들이 같이 웃어야 하잖아요?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 봉하 쌀 나눔이 벌써 7번째 해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Q. 올해 ‘행복가득’ 님께서 후원해주신 봉하 쌀은 남양주시 지역아동센터 4곳에 전달되어 많은 아이들이 봉하 쌀을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후원을 시작한 후 ‘행복가득’님의 삶에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 일단 봉하 쌀 기부하기 전엔 지역아동센터를 몰랐어요. 근데 이제는 지역아동센터 간판이 보이더라고요. 요즘엔 어려운 친구들뿐만 아니라 하교 후 갈 곳 없는 아이들도 지역아동센터에서 담당하는 것 같아요. 아, 또 봉하 쌀 나눔을 하면서 담당자분을 통해 아이들의 편지를 받았어요. 그 편지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후원에 대한 감사한 마음보다 모든 농부의 정성 어린 마음을 깨닫고 그냥 즐겁게 맛있는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원을 시작한 후) 아이들에 대한 시각이 좀 더 유연해지고 넓어진 것 같아요.
Q. 앞서 따님의 생일을 기념으로 봉하 쌀 후원을 시작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머님의 나누는 삶이 따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거 같아요.
회원님께서는 나눔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어릴 때는 ‘착한아이 콤플렉스’라고 하나요? 이게 좋은 일이고 착한 일이라는 생각에 했던 것 같고, 이젠 제 성격의 일부가 그런 성향이 아닐까 싶어요. 제 주위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또 그러는 덕분에 제가 더 잘 살고, 잘 지내고 있는 것 같거든요. 나눔도 그런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저는 아이들뿐만 아닌 제 직장동료, 가족, 친구들한테 제가 할 수 있는 도움을 나누며 함께 하는 게 좋아요. 그렇게 사는 게 제가 원하는 삶인 거 같고요. 그래서 봉하 쌀 기부를 받는 아이들도 그걸 빚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내가 이걸 받았으니 나중에 커서 무언가를 해야지’ 이런 마음보단 또래 친구들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 행복감을 온전히 느끼면서 바르고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어요.
Q. 나중에 따님이 성장해 어머님의 후원에 동참한다면 정말 기쁘실 것 같아요.
아직 어리지만, 혹시 따님은 재단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알고 있을까요?
- 얼마 전 딸아이 생일날, 재단에서 대통령님 관련 책을 보내주셨잖아요? 그때 아이가 노무현재단에서 자기 생일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웃음) 제가 대통령님과 재단에 대해 종종 말하기도 해서 알고는 있어요. 엄마가 노무현 대통령님을 존경하고 좋아한다는 것, 노무현 대통령님이 훌륭하고 좋은 할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정확하게 재단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또 대통령님은 어떤 분이셨는지 이해하진 못하죠. 나중에 아이가 크면 엄마가 자기 이름으로 후원한 걸 알게 되겠죠? 그때 그 후원을 이어갈지 아닐지는 아이가 판단할 거로 생각해요.
Q. 그렇다면 ‘행복가득’ 회원님께서 기억하는 대통령님은 어떤 분이실지, 또 가장 인상 깊었던 대통령님의 모습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잘 몰랐어요. 물론 좋아하긴 했지만, 바보 노무현이나 부산의 스토리를 다 알기엔 어렸고 또 사회초년생 시절이라 너무 바빴거든요. 그러다가 탄핵소추안 사건이 일어났을 때 ‘분명 이렇게 되면 안 되는 건데 저 사람들은 왜 그러지? 어떤 마음에서 그러지?’라는 의문이 들면서 관심을 두게 되었죠. 그 이후 대통령님의 삶을 돌이켜보면 여러 세력에 의해 불합리한 압박을 받으셨음에도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은 어떻게든 소통과 토론을 통해 국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자 하셨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저에게도 그렇고 많은 사람에게 인상 깊지 않았을까 싶어요. 노무현의 삶 자체가, 우리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올 수 있게 만든 시민의식의 기반이 된 것 같아요.
Q. 말씀해주신 대통령님의 정신을 계승하고, 또‘행복가득’님의 나눔의 뜻을 더욱 의미 있게 전하기 위해 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지금 현재 재단 사업들은 다 잘해주시고 계신 거 같아서 제가 크게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이게 노무현재단의 사업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사업적인 개념은 아니더라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뭐냐면, 나중에 제가 건강하게 삶을 마무리하게 되었을 때 장기기증을 꼭 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많은 단체를 알아봤어요. 근데 심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어려운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특히 다른 곳에 무턱대고 사인을 하는 것보단 노무현재단에 장기기증을 하게 된다면 더 뜻깊게 쓰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죠. 제 마지막의 나눔까지 재단을 통해 실현되었으면 해요. 하지만 쉽진 않겠죠? (웃음) 그만큼 재단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나중에라도 꼭 그렇게 할 수 있는 사업이 마련되었으면 하네요.
Q. 마지막으로 따님을 비롯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람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 아무래도 사람이 우선인 세상 아닐까요? 돈이나 정치 권력이 우선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 되는 삶이요. 저는 우리 아이에게도 늘 말하거든요. 모든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요. 사람이 우선 되어야 우리가 모두 ‘아 이 높이에서는 이게 안 보일 수 있구나’ 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야 어린이도 어린이의 시선에서 더 존중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이 우선이라는 사고가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박힌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갔으면 해요.
"이제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하고 물어야 해요.
아이들의 행복한 삶에 목표가 있다면,
그 행복은 살기 좋은 세상이 올 때 주어지는 것이죠.
세상을 바꾸는 것,
좋은 세상을 제공하는 것,
그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죠."
<진보의 미래 中>
※올해 ‘행복가득’님의 무농약 봉하 쌀 후원으로 노무현재단은 남양주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되는 사람 사는 세상의 가치를 실천해주신 ‘행복가득’ 후원회원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재단은 ‘행복가득’님의 뜻이 더 많은 아이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하겠습니다.